미라클레터 2023.5.22 609호를 참고하여 작성한 게시글입니다.
1997년 캐시 허치슨은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전신마비가 오고 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닌지 15년 만에 지난 2012년에 허치슨은 로봇 팔을 이용해서 커피를 마시는 데 성공했다!
뇌파를 이용해서 로봇의 팔이 커피 잔을 들고 입에 가까이 가지고 간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04506552?sid=105
이와 관련된 분야가 BCI 또는 BMI인데, 이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라는 회사 덕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론 머스크는 인간의 뇌에 칩을 심는 뉴럴링크의 임상시험이 FDA의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1. BCI (Brain Computer Interface)
BCI는 사용자의 뇌파로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로, 뇌 신호를 이용하여 대화하고 기계를 움직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BCI 기술과 관련해서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이 많은데, 허치슨의 사례처러 뇌 속에 임플란트 형식으로 전극을 삽입하는 부분 또는 두피 부분에 전극을 붙이는 방식이 위험하고 번거로운 작업이다.
최근까지의 BCI 연구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톺아보자!
(1)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기존의 방법보다 2배 정도 빠르게 타이핑할 수 있는 BCI 기술을개발하고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척추 장애로 수십년간 거동이 힘들었던 65세 노인의 운동 피질에 마이크로 전극을 삽입하고, 상상만으로 빠르게 타이핑할 수 있는 혁신적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시스템을 활용하여 장애를 입은 사람도 일반인의 절반 속도로 타이핑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이는 향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상만으로 타이핑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보여준다.
(2)
피츠버그대 연구진은 교통사고로 팔을 제대로 쓸 수 없는 나탄 코플랜드의 뇌 운동피질에 전극을 꼽아 뇌 신호를 로봇의 손에 보내고, 역으로 로봇핸드가 물체를 잡는 순간의 촉감을 다시 뇌쪽으로 전달했다. 물체를 만질 때 느껴지는 촉감을 뇌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람들은 물체를 잡을 때 시각 뿐만 아니라 손의 촉각을 사용한다는 점을 바탕으로 진행한 실험이다. 시각적으로 물체의 형태를 파악하고, 동시에 촉각을 이용해 물체를 어느 정도의 세기로 잡아야 할지 판단한다.
지금까지의 BCI는 뇌신호를 전자 장치에 일방적으로 전송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실험에서는 역으로 촉각 신호를 뇌로 전송하는 기술을 구현한 것이다.
(3)
재활장치 전문기업 뉴롤루션스는 BCI 기반의 재활기기인 '입시핸드 (IpsiHand)'에 대해 FDA의 승인을 얻었다. 입시핸드는 뇌졸중 환자의 머리에 비칩습적 (non-invasive electroencephalography) EEG 전극을 머리에 부착하여 뇌의 활동을 기록하고 무선으로 태블릿과 로봇핸드에 전송할 수 있다. 이 핸드를 통해서 물체를 잡는 등의 재활훈련을 할 수 있다.
(4) 뇌파 측정 헤드폰 '엔텐'
헤드폰 양쪽의 이어컵 내부에 뇌파 센서를 장착하고 있으며, 이 센서들은 머리에서 방출하는 뇌파를 초당 500회의 빈도로 실시간 감지하여 착용자의 뇌파를 측정한다.
뇌파 센서는 16개의 EEG 센서로 구성되어 있고, 사용자가 집중할 때와 산만할 때의 뇌파를 측정한다. 또한 뇌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적절한 휴식을 권유하기도 한다.
(5) BCI 기반 VR 게임 '더 어웨이크닝'
'뉴러블'은 BCI 기반 헤드마운트를 착용하면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게임 컨트롤러 없이 생각만으로 가상 세계의 태릭터와 싸움을 벌일 수 있다. 이는 메타버스와 BCI 기술의 접목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2. 뉴럴링크의 도전
일론 머스크는 2016년 7월 뉴럴링크를 몰래 설립한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궁극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인간의 뇌 한계를 BCI로 극복해서 AI에 대응하겠다는 꿈을 갖게 된다. 참고로 뉴럴링크가 설립된 2016년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시합이 있었던, 세계가 AI 광풍이 불던 해였다.
(1) 쥐, 돼지, 원숭이 그리고 사람
뉴럴링크는 2019년에 첫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쥐의 뇌에 칩을 이식하여 컴퓨터와 무선통신으로 연결했다는 내용이다.
쥐의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서 4~6㎛ 두께의 전극을 뇌에 이식하고, 이 전극으로 컴퓨터와 유선으로 연결해 쥐의 뇌 신호를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뉴럴링크 사의 칩은 기존에 뇌에 넣는 칩에 비해 더욱 민감하고 더 많은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2020년에는 돼지의 뇌에 칩을 이식한다. 돼지가 냄새를 맡기 위해 코를 킁킁거릴 때의 뇌파를 수집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의 돼지가 뇌에 칩이 들어간 '거투르드'이다.
2021년에는 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영상을 공개했다.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움직이며 게임을 할 때 발생하는 뇌파를 잡아내서 뇌 속 칩이 인지하고, 컴퓨터로 신호를 전달한다. 컴퓨터는 이 신호를 받아서 게임을 실행한다. 원숭이는 손을 쓰지 않고 뇌파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23년 올해, FDA로부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허가를 받았고, 특정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두개골을 열고 뇌에 칩을 넣은 뒤에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할 것이다.
(2) 일론 머스크의 효과
일론 머스크의 효과인 것인지, 2019년에는 BCI 분야에 9700만 달러 투자 자금이, 2021년에는 2억 9000만 달러 투자 자금이 유입되었다.
단지 뉴럴링크 뿐만이 아니라 뉴럴링크보다 먼저 설립되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BCI 기업들도 관심을 받게 되었다. 싱크론, 브레인코, 블랙락뉴로테크가 대표적이다.
신생 기업도 생겨나는데 머스크와 뉴럴링크를 창업했던 벤자민 라포포르트 박사가 만든 'Precision Neuroscience'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많은 시장 조사 기관들이 BCI 산업의 성장세가 매년 1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3. 뉴럴링크에 대한 비판
일론 머스크가 유명한 CEO이다 보니 뉴럴링크의 연구 성과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사실은 지금까지의 BCI 연구가 뉴럴링크가 한 연구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니콜레레스 교수 (BCI 분야 세계적인 석학)는 2021년 뉴럴링크의 원숭이 실험이 2016년도에 이미 진행했던 연구였으며, 혁신은 없고 모방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비판 입장으로는 일론 머스크의 BCI 연구 의의에 있다. 환자를 치료하고 궁극적으로 컴퓨터에 저장해둔 정보를 뇌로 다운로드 하겠다는 놀라운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BCI는 뇌를 다루는 만큼 뇌에 대한 연구를 배제할 수 없는데 독성도 없고 뇌파를 잘 측정할 수 있는 칩을 어떻게 만들 것이며, 뇌의 어느 부분에 넣을 것인지를 알 수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임상 시험을 마음껏 하지 못하는 인간의 뇌를 다루는 BCI의 한계로 기술의 발전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을 것이며, 제한도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동물 학대 논란도 있다. 정확한 추정치는 아니지만 원숭이 280마리 이상을 포함해 양, 돼지 등 1500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들이 있음에도 뉴럴링크의 BCI 연구는 투자에 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사담)
이번 하계 연구실 인턴으로 들어간 곳이 '감성 인공지능' 연구실인데, 여기에서도 BCI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석사 선배님 말씀으로는 뇌파 연구는 진흙탕 싸움이라던데, 그 이유가 뇌파는 너무 잡음이 많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이 레터를 읽으니 뇌 연구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 초반 인공지능이 그랬듯이 BCI도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직까지는 상용화 되기 어려워 보인다. 뇌파 측정도 어렵고 분석도 어려우며 함부로 결론을 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일론머스크의 도전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정말 기대되는 요즘이다... 매일매일이 머스크 덕분에 새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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